네 마음을 보여줘


사람에게는 굵직한 회로가 있는 것 같다.그래서 한가지 회로에 익숙해지고 나면 모든 사물이나 생각도 그 과정에서 이탈할 수가 없는 것이다.언젠가 존경했던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열강을 하시고 나서 땀을 닦으실 때 나는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었다.'만약, 만약에 교수님께서 믿어 의심치 않아왔던 그 이론이나 틀의 기반이 사실은 덜 진실성을 띈다고 하면 교수님께서는 그 오랜시간 구축해 오신 그 회로를 버리실 수 있으실까요? 그리고 인정하실 수 있으실까요?'

시덥지않은 질문이다. 그래서 말을 안했다. 라기보다는 그 이후에 '자네는 내 어디에서 이상한 부분을 느꼈는가?' 라고 물어보면 대답할 게 궁색해서... 그래서 그냥 그쳤던 질문이었다.

어떤 길을 갈 때도 그렇다.좋아하는 길이 있어.좋아하는 갈래가 있고, 그래서 왠지 그 곳을 지나면 더 기분이 좋고 기분 안 좋았던 하루도 위안을 삼게 되는 그 곳이 있을 수 있다.그래서 나머지 가능성을 막아둔다. 왜냐면 이미 그곳을 회로에 고정시켜 놓았기 때문에..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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